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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의 노래 2

제1화 트리트먼트

<전편에 이어서>

응급실 복도. 구석에 모인 멤버들 심각한 얼굴로 속닥인다.

<오디션이 코앞인데 어쩌냐?>
<리더가 저렇게 됐는데... 오디션이 문제야?>
<리더가 밥을 줘? 떡을 줘?>
<너야 보컬이니까 어디든 끼면 되지만 우린 달라>
<내가 무슨 깍두기야? 끼게>
<시끄러! 그냥 각자 살길 찾아 간다. 이게 애니멀스의 존심이야!>

밖으로 우르르 몰려 나가는 멤버들.

한편, 응급실 침대 위 은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뒤지는데 유투브에서 흘러 나오는 동영상 속 노래를 우연히 듣고 액정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무릎을 탁- 치며 벌떡 일어나는 은우. 액정 속 동영상. 보면, 바닷가에서 썬 그라스를 끼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노랑 머리 여자 뮤지션.

그리고 이어지는 콜로세움, 성 뻬뜨로 성당, 베네치아 광장, 베니스의 수로, 노천카페,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둘기들, 이탈리아의 고풍스런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오! 마더> 노래와 기타 연주가 되풀이 된다.

<본 조르노! 미끼아마 안젤라! 여끼는 이딸리아 싼레모! 안젤라 꼬레아 께이 팝 쫗아요. 때문에 꼬레아 말 공부해요.>
은우가 갑자기 탄성을 지른다.

<안젤라! 니가 누구냐? 니가 나의 구세주냐? 오! 하나님! 은우에게는 아직도 한 달의 여유가 이싸옵니다. 으하하하 으히히히>
중얼거리며 영어 문자를 날리는 은우.

<니가 만약 여기 온다면 그건 존나 내 어학 연수 덕분이다 알겠니? 안젤라야!>


끊임없이 문자를 날리던 은우. 갑자기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만세를 부른다.

<왔어! 드디어 답이 왔어! 이러다 나도 만사 형통! 상득이 형님 되는거 아녀??>

은우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데, 그때 침대 커튼 확 걷히며 나타난 간호사.

<일어나세요.>

한손에 붕대를 감고 이어폰 음악을 들으며 꼼짝도 않고 누워 있는 은우. 간호사 이런 은우를 흔들며.

<치료 끝났다고요>

그제야 벌떡 일어나 앉는 은우. 이어폰을 빼며 장난기 어린 얼굴로.


<누나! 싸인 해줄까?>

황당한 표정의 간호사에게 스마트폰을 들이 대며.

<아님 인증샷 찍을래!! 나 이제 빵 뜰거거든!!>

스마트 폰에서 이어폰을 빼자 선명하게 들려오는 <오 마더> 기타 연주와 안젤라의 노래 소리.

인천공항 고속 도로. 요란한 k-pop 음악 소리와 함께 덜덜 거리는 봉고차를 운전하며 운전대를 탁탁 치고 허밍을 넣으며 달려가는 은우. 이태리에서 잠시 후 도착할 여자 보컬 안젤라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은우는 유투브에서 보여준 그녀의 기타 연주 실력과 절대 음감의 가창력만 가지고도 이미 천재성을 입증하고도 남는다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은우다.

봉고차가 덜그렁 소리를 내며 교각이 높게 서 있는 다리를 질주하는 은우 손엔 아직도 지저분하게 때 묻은 붕대와 반창고가 붙어 있고 밤새 잠을 설쳤는지 부스스한 몰골을 하고 백미러를 보며 연신 침을 발라 눈꼽을 떼고 있다,

<아이 씨발! 이런 날 늦잠을 자냐? 똥차야! 빨리 가자 늦으면 좃 된다!!>

요란한 엔진소리. 그러나 소리만큼 속도를 영- 못 내는 봉고차. 문짝에

<게스트하우스 아리랑> 붙어 있다.

인천 공항 입국장. 북적대는 인파들 사이로 입국장 출구를 바라보며 서 있는 조아라 실장(38/여). 반갑게 손을 흔들며 서있다. 보면, 간편한 차림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카트를 끌며 나오던 강혜린 (46/여). 조 실장을 발견하고 손을 흔드는데....

그 앞으로 노랑 머리 앳된 여자가 구겨진 밀짚모자를 쓰고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기타를 맨 채 주위를 살피며 카트를 끌며 긴 시간 비행에 지친 듯 어기적대며 걸어 나온다. 이때 걸음이 빨라진 혜린의 카트가 앳된 여자를 추월 하다가 스치며 기타가 걸려 기타와 함께 바닥으로 여자가 넘어 진다.

이를 보고 놀란 혜린이 급히 다가가 여자에게 손을 내밀며.


<유 오케이?> 하자

넘어진 여자가 혜린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탁-치며.

<아임 낫 오케이!>

그러나 웃으며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 하는 혜린.

<아임 쏘리! 마이 미스 테이크!>그러자 혜린에게 더욱 크게 소리치는 여자,

<아 유 코리안?> 하자 혜린이

<예스> 라고 답한다.

갑자기 이태리 말로 쏘아 붙이는 젊은 여자.


<내 기타 부서지면 당신이 책임 질거야?> 말뜻을 모르는 혜린이 황당해하며.

<아이 던 언더 스텐드 홧 유 세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아이 누 잇 유어 매너스 아 쉬티(당신같은 한국 사람 매너가 개똥인거 알아)>

그러고도 화가 안 풀렸는지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알수 없는 이태리 말을 허공에 쏘아 대며 자리를 뜨는 젊은 여자를 혜린이 멍-하니 바라 보면,

<Angella> 라고 쓴 피켓과 시든 꽃다발을 들고 손을 흔들며 서 있는 청년의 모습이 보이고 그를 보자 아까와는 전혀 다른 얼굴로 손을 흔들며 반갑게 달려 가는 여자를 보게 된다. 곧 이어 청년(은우/25/남)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 받고 포옹하는 여자.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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