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안젤라의 노래 1화>
안젤라의 노래 1
골프 헤럴드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애독자들을 위해 이번 10월호부터 소설과 시나리오를 접목시킨 새로운 형식의 읽는 영화 (안젤라의 노래)를 24회에 걸쳐 연재 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을 쓴 작가 김상배씨는 70년대 청춘들의 가슴을 뒤 흔들었던 영화 (바보들의 행진) 시나리오 후반 작업 및 제작에 참여 하였고, 하길종 감독과 대학 선배인 최인호 작가와 함께 카메오로 출연 한 바 있으며, 송창식이 부른 주제곡 (날이 갈수록)을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바 있습니다. 그는 현대그룹을 거쳐 그로비젼 대표 CEO로 40년 가까이 기업 활동을 하다 은퇴 하고, 최근 소설 창작 및 시나리오 작가로 한국문학을 통해 데뷔하여 글과 노래를 창작하며 인생 2 모작 창작 혼을 불태우고 있는 예술적 재능과 끼가 넘치는 작가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어둡고 아프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대한민국 시대상을 다시 재조명하고,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오늘의 시대 상황과 대비함으로서 실버세대들에게는 향수를 자라나는 젊은 후배 세대들에게는 역사에 대한 바른 안목을 선물하고자 창작했다는 기획의도를 밝힌바 있습니다.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해 봅니다. 그 외에도 영화 OST (내가 꿈꾸는 세상)/(인사동 그림자)/ 를 작사 작곡하였고, 실버들의 이야기 (파고다 공원)과 남북문제를 다룬 (겨울 무지개) 원작 소설과 시나리오를 집필한바 있습니다. <편집자 주>
작품 개요이탈리아로 입양되었던 여자 아이가 K-POP 오디션을 위해 고국 대한민국으로 돌아오며 밝혀지는 부모의 절실한 사랑 이야기
기획 의도
청춘의 시절은 누구에게나 뜨겁다. 그리고 뜨거웠던 만큼 그림자 또한 깊고 짙다. 그래서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청춘은 빛이요 중년은 그림자라고 했던가!
누군가에겐 오래전 일. 그러나 그냥 잊고 묻어 버리기엔 젊은 청춘들이 흘린 피의 대가가 너무나 컸던 그 시절.
누군가에겐 어제와 같이 기억이 생생한 80-90년대가 아이러니 하게도 사람의 가치는 사라지고 오로지 불나방같은 정치권력과 물질 권력만 난무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음을 그 시절 청춘과 사랑의 실체를 그들의 후예인 딸, 안젤라의 노래를 통해 이야기 하려한다.
더불어 16만 해외 입양아 중 하나인 안젤라가 한국에서 겪게 되는 체류 기간 동안 입양에 대한 왜곡된 오해에 빠져 자칫하면 깊은 아픔과 상처로 기록될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용서와 화해로 어루만져 주려 한다.
음악을 통해 두 사람이 하나가 되고 다시 셋이 되고 또 다시 하나가 되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한 가족 삶의 과정을 가슴에 와 닿는 아름다운 노랫말과 심장을 울리는 멜로디로 버무려 음악이 인생과 다르지 않고, 어제와 오늘이 같은 리듬이며 사랑은 사랑으로 영원하고 청춘은 청춘으로 찬란함을 이야기 하려 한다.
제1화
<트리트먼트>
2015년 서울 봄. 북촌의 한옥 마을 아침. 수년전 이혼 후 아들 은우와 함께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오늘도 마지 못해 아침부터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리는 아들 은우는 한국대 실용 음악과 3학년 복학생이고 록 밴드 애니멀스의 리더이자 기타 리스트이다.
우승 상금 3억원을 걸고 NBC TV가 전 세계 지구촌 청년 아티스트들을 상대로 기획하고 홍보한 K-Pop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탄생> 출전을 한달 정도 앞둔 록 밴드 애니멀스 팀의 리더인 은우로서는 이렇게 한가하게 청소하고 빨래나 널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쯤 연습실에서 밤낮으로 죽어라 맹연습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먹고 사는 일 말고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한테도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속이 터지는 심정이다. 어떻게든 엄마의 눈을 피해 도망갈 궁리만 하면서 세탁기에서 방금 건져온 빨래 뭉치들을 대충 털어 빨래 줄에 너는 시늉만 하고 있는데 은우의 주머니에서 전화 컬러링이 요란하다.
절규하는 보컬. 꺼내 받으면<야! 빨리와!>멤버의 아우성치는 소리에 전화기를 귀에서 떼며. <아! 씨발! 쫌만 기다려!>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세탁물을 가지러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걸 포착하는 은우, 이때다 싶어 툇마루에 미리 갖다 놓은 기타 케이스를 잽싸게 낚아채고는 쏜살같이 탈출을 감행하는데...
삐그덕- 대문 여는 소리와 함께 은우의 등 뒤로 날아와 날카롭게 꽂히는 비명에 가까운 소프라노의 찢어지는 목소리. 은우가 달려 내려가는 골목길 끝까지 메아리가 되어 따라 온다.<은우야---은우야---은우야--->
애니멀스 연습실. 오늘도 어제처럼 5인조 애니멀스 멤버들과 록 사운드 삼매경에 빠져 눈을 지그시 감고 마스터베이션 하듯이 록 사운드에 취해 기타를 연주하는 은우다. 멤버들도 필이 넘치는지 펄펄 나는가 싶었는데 예고 없는 정전. 그리고 싸일런트.
<뭐야 이거! 클라이맥스에서 확 싸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김 팍- 샜네!>
<잡았다 놓친 새는 빨라 잊어 버려!><누가 우릴 잡으려고 시기 하는거 아녀? 지금!>
<(합창) 그런개벼!>
낄낄 거리며 조크를 날리는 멤버들의 걸쭉한 입담을 들으며 가스라이터 하나에 눈을 맡기고 이리 저리 얽혀 있는 전선 가닥을 잡으며 따라가 콘센트를 만지는 순간 파바박- 스파크가 일어나고 은우가 아악- 비명 소리를 내며 나동그라진다.
< 다음 호에 계속... >